큰 아이가 태어난 날부터 아이에게 프로그래밍을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아이에게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어려서부터 강요하려는 것은 아니었고, 다만 (약간 이기적이적이지만)  아이에게 프로그래머인 아빠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취미를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주말마다 낚시 여행을 가는 부자지간처럼 말입니다. 마침 얼마 전에 "코딩은 새로운 라틴어"라는 기사와 "코딩을 배우는 블룸버그 뉴욕 시장" 기사를 읽으면서 이에게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려는 생각이 꽤 괜찮은 생각이었다는 확신이 서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얼마나 더 커야 프로그래밍을 가르칠 수 있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 때가 오기 전에 아빠가 직접 교재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교재를 만들려면 아이가 처음으로 배우게 될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선정해야 하는데, 후보로는 앨리스(지금은 고인이 되신 "마지막 강의"의 랜디 포쉬 교수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중이었습니다.)와 스크래치를 두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앨리스와 스크래치 둘 다 어린이들이 프로그래밍을 시각적으로 접근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 둘을 비교한 자료를 찾아봤는데 분석적으로 접근한 문서는 안 보이고, 앨리스 블로그의 Alice VS Scratch라는 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The general observation is that students find Scratch to be very accessible, and can do many cool things very quickly. ... 중략 ... Alice has a richer set of capabilities but that students need a lot more initial support and training to fully utilize its capabilities.

라고 하는 군요. 저 블로거는 앨리스가 낫다는 어조로 글을 썼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어린이가 배울 프로그래밍 언어는 쉬워야 합니다. 입문 단계를 지나고 나면 파이썬과 같은 제대로 된(?) 범용 언어로 옮겨갈 계획이기 때문에 기능이 좀 빈약하더라도 접근하기 쉽다면 스크래치 쪽이 낫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스크래치는 한글 번역판을 제공하기 때문에 영문 버전만을 제공하는 앨리스보다는 조금 더 쉽게 아이들이 프로그래밍에 다가갈 수 있을 겁니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일단 스크래치 프로그래밍 환경을 설치해봤습니다. 공부를 차근차근해서 끝내고 아이들이 읽을 글을 작성해야겠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seanlab

Trackback Address :: http://www.seanlab.net/trackback/71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www.filepang.co.kr BlogIcon DMW 2012/01/22 08:57 Address Modify/Delete Reply

    스크래치는 생긴게 꼭 플래시같네요


<뇌를 자극하는 알고리즘>이 2011년 컴퓨터 공학 분야 강컴 베스트에 선정되었습니다. 자랑하려고 글 남깁니다. ^^
감사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seanlab

Trackback Address :: http://www.seanlab.net/trackback/70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clippership.tistory.com BlogIcon LaLuna 2012/01/10 00:25 Address Modify/Delete Reply

    축하드려요 ㅋㅋ 2위도 아니고 3위도 아니고 BEST라니!!

지난 12월 9일, HP는 자사의 모바일 기기용 OS인 WebOS를 오픈소스화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결정을 환영했지만, 한편으로는 이 결정을 WebOS의 종말로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여기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분분합니다. 저도 이 부분에 대해 제 생각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리눅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WebOS는 멋진 UI(찬사를 많이 받았죠^^)를 가졌고, 최적화된 성능의 멀티태스킹 기능도 제공합니다.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와 SNS와의 통합을 제공함은 물론입니다. 말하자면, WebOS는 시장에서 기대를 모을만큼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HP는 WebOS가 1회전을 채 다 싸우기도 전에 링 위에 수건을 던졌습니다. 태블릿 사업 철수 선언을 해버린 것이죠. 2011년 7월 1일에 출시하고 2011년 8월 18일에 사업 중단을 발표했으니 WebOS가 공식적으로 살아있던 기간은 채 7주도 되지 않습니다. HP의 엉덩이가 가벼운 것은 슬레이트 태블릿 포기 선언을 할 때부터 느꼈지만, 올해 들어 PC 사업 중단 선언 및 번복, 태블릿 사업 철수 선언으로 인해 확실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와중에,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HP는 몇일 전 WebOS를 오픈소스화하고 이를 계속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WebOS를 만든 팜을 1조 3천억원이나 주고 샀으니 미련이 안 남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딱히 디바이스를 만들 것도 아니라면서 600명이나 되는 개발자를 WebOS 개발에 투입하겠다고 하니 속을 알 수가 없습니다. 

디바이스는 생산하지 않으면서 오픈소스 OS를  개발하면 안되냐고요? 안될 것 없지요.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그렇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글과 HP의 오픈소스 OS는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2012년에 구글은 1억 3천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안드로이드로부터 1.3조원 이상의 광고 수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WebOS는 몇일 전만 해도 사망 선고를 받은 상태였다가 오픈 소스화라는 심폐 소생술을 통해 겨우 살아난 상태입니다. WebOS는 앱 수도 역부족인데다 WebOS 앱을 만들려는 개발자들의 수도 적습니다. 개발자들은 이미 iOS와 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데만 해도 손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매력적인 모바일 OS인 WebOS, 그냥 사라지도록 하기엔 아깝지만 처해있는 현실은 잔인하기만 합니다. 게다가 최근 HP가 보여준 인내력을 생각한다면 WebOS의 생명유지 장치를 언제 끊을지도 걱정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seanlab

Trackback Address :: http://www.seanlab.net/trackback/69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